2019년 개봉한 영화 ‘사자’는 오컬트와 액션을 결합한 독특한 장르의 작품이다.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 등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퇴마라는 소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기존 한국 오컬트 영화가 신부와 악마의 대결 구도를 중심으로 한 정통적인 스타일을 따랐다면, ‘사자’는 이와 차별화된 설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컬트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사자’는 과연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을까? 본 글에서는 영화 ‘사자’가 오컬트 팬들에게 어떤 점에서 매력적이었으며, 반대로 어떤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본다.
오컬트 영화 팬들이 주목한 ‘사자’의 매력
1) 독특한 장르 결합 – 오컬트와 액션의 만남
‘사자’는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오컬트 영화는 공포와 긴장감을 강조하지만, ‘사자’는 여기에 액션 요소를 가미하여 장르적 신선함을 더했다. 주인공 용후(박서준 분)는 신부나 신학자가 아닌 종합격투기 선수로 설정되며, 기존의 퇴마 의식이 기도나 의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물리적인 싸움이 강조된다. 이는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오컬트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영화의 액션 시퀀스는 박서준의 뛰어난 신체적 능력과 결합되어 역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기존 오컬트 영화가 정적인 연출과 음산한 분위기로 공포를 조성했다면, ‘사자’는 퇴마 장면에서도 강렬한 액션을 활용해 보다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일부 관객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고, 특히 액션을 좋아하는 영화 팬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했다.
2) 퇴마 사제 안성기의 카리스마 연기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요소 중 하나는 안성기의 연기다. 안성기가 연기한 안신부는 오랜 시간 퇴마를 해온 베테랑 사제로, 악령과 대면하는 장면에서 그의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오컬트 장르에서 신부 캐릭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안성기의 묵직한 연기는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진중하게 만든다.
특히 용후와 안신부가 처음 만나는 장면은 영화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 중 하나다. 초반에는 신앙을 믿지 않는 용후와 신념을 가진 안신부가 대조되며 갈등을 보여주지만, 점차 서로를 이해하며 협력하는 관계로 변화한다.
3) 비주얼과 음향이 만드는 오컬트적 분위기
‘사자’는 시각적 요소와 음향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여 오컬트 장르 특유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퇴마 의식 장면은 붉은색과 검은색을 강렬하게 대비시키며 시각적인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악령이 등장하는 순간마다 사용된 저주파 사운드와 신비로운 음악은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주었다.
특히, 지신(우도환 분)의 캐릭터 디자인은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요소 중 하나다. 검은색 로브와 강렬한 눈빛, 그리고 독특한 손동작은 전형적인 악역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형성하며, 영화의 오컬트적 요소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오컬트 팬들이 느낀 아쉬운 점
1) 부족한 서사와 설정의 개연성
‘사자’의 가장 큰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이다. 용후가 퇴마 능력을 갖게 되는 과정이 충분한 설명 없이 빠르게 진행되며, 악령과의 싸움이 점점 액션 중심으로 변하면서 오컬트 장르의 본질적인 요소가 희석된다. 또한, 악역인 지신의 기원과 목적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아 캐릭터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 오컬트적 공포감 부족
오컬트 영화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심리적 공포와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자’는 초반부 몇몇 장면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공포보다는 액션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악령의 등장 장면이나 퇴마 의식이 비교적 짧게 지나가고, 긴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면들이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점은 오컬트 영화 팬들에게 아쉬운 요소로 남았다.
3) 결말의 허무함
영화의 결말 또한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갈린 부분이다. 이야기의 클라이맥스가 기대만큼 강렬하지 않으며, 악의 근원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 없이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객들이 아쉬움을 느꼈다. 또한, 후속작을 암시하는 듯한 열린 결말이었지만 이후 별다른 후속작 소식이 나오지 않아 전체적인 서사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주었다.
오컬트 팬들에게 ‘사자’는 어떤 영화였을까?
‘사자’는 기존 한국 오컬트 영화와 차별화된 액션과 퇴마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였지만, 정통 오컬트 장르의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비주얼과 연출 면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스토리의 개연성과 공포감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사자’는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지만, 액션이 결합된 새로운 스타일을 원하는 관객들에게는 흥미로운 작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통 오컬트 영화의 서늘한 공포와 깊이 있는 설정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